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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eol 2026. 8. 30. 13:48

한달동안 전재산을 거의 탕진했다.

40대 중반, 순자산 -1억. 무직. 

말이 좋아 사업준비고 대표지, 홈페이지 만들고 명함 찍는건 몇푼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처음의 열정은 3개월만에 다 식어버렸고, 동업자들 보기 미안해서 차마 그만두고 싶다는 말만 못했지 다들 알고 있을거다.

내가 맛이 갔다는걸.

투자유치는 실패했고, 사실 시도하지도 않았지만, 이 상황을 한방에 타개할 수 있는건 일확천금 밖에 없을 것 같았다.

지난 10년간 주식과 코인으로 모든걸 다 잃었다. 아직 제대로 계산해볼 용기가 없다. 아마 7억 이상 잃었을 거다.

대출 받아서 또 잃고, 이제 신용대출만 1.2억이다. 싹다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못하겠다.

잃기만 했다면 하지도 않았을 텐데, 중간중간 달콤한 독약을 먹었다.

5천만원이 2주만에 6억이 되기도 하고, 1백만원이 3개월만에 4억이 되기도 하고, 1억이 한달만에 2억이 되기도 하고, 그 외에도 짜잘한 수익을 본 기억들 때문에 그만두지를 못한다.

돈을 쫓으면 돈을 가질 수 없다는걸 이제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쫓을 수 밖에 없다.

불나방이 되어 버렸다.

 

지난 한달간은 사업은 안하고 오직 매매에만 매달렸다.

20만원이 3~4일만에 400만원이 되었다가 하루 이틀만에 다 잃기를 3번 반복했다.

멘탈이 나갔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그 조금이 잡혀지질 않는다.

그 이후로 3주간 7백만원 정도를 잃은 것 같다.

가진 돈을 거의 다 박아 넣었다.

한번에 20만원, 30만원씩 잃다보니 잃는 다는 감각이 무뎌진다.

큰일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도박중독이나 다름없다.

이젠 운동도 안하고, 사무실 출근도 안하고, 폐인이 되어버렸다.

 

평생 그만두지 못할 것 같다.

그럼 돈을 좀 잃지 않아야 할텐데.

벌면 좀 출금할 줄 알아야 할텐데.

내가 그게 될까.

불나방이 불에 타 죽지 않으려면 본능을 이겨내야 할텐데 그게 될지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

사실 누가 어떻게 하라고 알려줘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 같긴하다.

지금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앞으로 뭘하고 살아야 될지도 모르겠다.

막연하게 죽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도 부모님이 아직 살아 계시니까 먼저 갈 수는 없다.

취직해서 빚이라도 갚고, 부모님 용돈 좀 드리고, 그리고 나서 다시 생각해봐야지.

 

일단 지금은... 매매가 너무 두렵다.

돈을 잃는게 습관이 들어버린 것 같다.

불과 한달전에 돈을 벌었던 종목의 차트를 보고 지금 돈을 잃고 있는 종목들의 차트를 보면 거의 비슷하게 생겼다.

종목선정이나 차트 움직임이 문제가 아니다.

내 마음이 그 때보다 훨씬 더 조급해졌고

전두엽이 그 때 보다 훨씬 더 망가진 것 같다.

사람이 맛이 갔다.

이제 마지막 30만원이 남았다.

불나방이 마지막 비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