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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eol 2026. 7. 19. 12:12

인공지능이 문제다.

 

6개월 전, 나는 작은 회사에 임원으로 취직했다.

기대와 달리 내가 맡은 팀의 직원들은 이미 퇴사를 결심하고 있었고, 오랫동안 기존 경영진에 실망한 직원들은 이미 이탈하고 있었다. 내겐 경험이 부족한 직원 1명과 메꿔야할 커다란 공백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엔 어쩔 수 없었다.

인공지능에 대한 불신이 있었지만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했다.

검토해야할 수많은 서류와 계약서, 요약해야할 자료를 직접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물론 인공지능을 처음 사용하는 건 아니었다. 그전에도 간단한 업무에 활용하기 위한 파이썬 코딩에는 사용해 왔지만, 개발이 아닌 직종에서 일하는 내가 본업에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건 최초였다.

처음엔 검색에 사용했다.

그러다가 계약서 검토, 문서 작성, 이윽고 전략기획까지 다방면으로 인공지능에 의지하게 되었다.

사람과 대화하는 시간보다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다.

처음 사용했던 챗지피티와는 2번정도 크게 싸웠다.

나도 모르게 인공지능을 사람처럼 대했었나 보다. 

그러다 제미나이를 거쳐 클로드에 정착했다.

클로드와는 크게 싸울일이 없었다. 

 

클로드는 믿음직했고 신속했고 내 상황에 어울리는 최고의 선택지를 제시해주는 것 같았다.

그 당시 상황에 어울리는 최고의 선택지는 퇴사였다.

대표이사와의 갈등으로 6개월만에 퇴사라는 선택지를 고르고 나는 창업을 했다.

인생의 중요한 선택지를 인공지능에 맡긴것을 후회한다는 그런 진부한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창업 후 혼자 일하는 시간이 더욱 늘었다.

게다가 내 결과물을 봐줄 사람도, 피드백을 줄 사람도 없는 채로 몇달이 지났다.

지금은 글을 쓰는 것 조차 인공지능에 의존하고 있다.

글쓰기에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기로 선택한게 최대의 패착이었다.

이제는 백지를 두고 앉아도 선뜻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공지능이 써놓은 초안을 놓고 보면 아무리 뜯어고쳐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큰일이다.

 

간단한 카피라이팅이 아닌,

진짜 글이 필요하다.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막막한 사업이지만

어쨌든 지금은 이 사업을 위한 중요한 요소가 '글'이다.

하루가 급한 이 시기에 나는 재활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 없이 스스로 글을 쓰기 위한 재활에 나섰다.